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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8 19:15 rough

ㅎㅑㅇ

 "준호야아..."
 "알겠으니까 들어와."

 별로 달갑지 않은 곰 한 마리를 데리고 들어왔다. 만난 직후부터 배고프다를 열 번째 중얼거리는 덩치만 산만한 곰 한 마리. 자기 키 크다고 유세 떠는 건지 가마에 턱을 놓고 콩콩 찧길래 탄탄한 뱃가죽을 가볍게 쳤다. 억, 하는 소리를 내며 오버하는 모습을 보다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무릎 언저리에 비닐 봉지가 서걱이며 부딪혔다. 집주인 보다 먼저 달려들어가 냉장고 문을 열어제낀 찬성이 언제 사놓은 건지 모를 요플레를 후루룩후루룩 마셔댔다. 야, 그거... 뒤늦게 입을 열었지만 이미 깨끗한 통을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위장 하나는 황소 처럼 튼튼한 놈이니까.

 비닐봉지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수저를 세팅했다. 벌써부터 자리에 앉아 찬성은 제 몫의 포장을 뜯어냈다. 누가보면 넌 하루종일 굶고 다니는 줄 알겠다. 잔소리조로 중얼거려 봤지만 황찬성의 귓구멍엔 돈가스가 해체되는 소리로 꽉 막힌 듯 했다. 나무젓가락들 뜯고 세로로 잘라진 돈가스 조각 하나를 베어 물었다. 깔깔했던 입 안에 튀김 조각들이 아프게 콕콕 찔러왔다. 밥을 넣고 전투적으로 으깨면서 부지런히 젓가락을 놀렸다. 방금 전 습관적으로 확인한 핸드폰 액정에 뜬 세글자 이름을 읽었다.  순간 따끔따끔하던 입 안의 감각을 잊었었다.

 "으어...! 이제 좀 살거 같다!"
 "먹은 거 치워야 된다."
 "어엉, 이따가... 어, 준호야 핸드폰 문자왔나본데. 깜박거려."
 "...신경쓰지마, 스팸이겠지."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결국 찬성은 자기가 먹은 자리 그대로 일어나 티비 앞으로 슬렁슬렁 걸어갔다. 더이상 젓가락질을 하고 있을 수가 없어서 반이 조금 덜 남은 돈가스 통을 싱크대에 비워냈다. 찬성이 먹었던 통을 겹치고 베란다에 내놓고, 튀김 부스러기가 가득한 식탁을 대강 훔쳐냈다.
 손에서 저만치 떨어진 핸드폰은 여전히 깜박거리고 있었다. 굳이 핸드폰을 열어 확인 버튼을 누르고 싶진 않았다.
 뜻를 알 수 없는 전화가 약간은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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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엘유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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